그 뒤 주가는 크게 올랐고 금리는 낮아졌습니다.
겉으로 보면 위기는 끝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겉으로 보면 위기는 끝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양적완화가 경제위기를 해결한 것일까요?
핵심부터 말하면, 양적완화는 위기를 없애기보다
위기가 터지는 시점을 뒤로 미룬 정책에 가까웠습니다.
핵심부터 말하면, 양적완화는 위기를 없애기보다
위기가 터지는 시점을 뒤로 미룬 정책에 가까웠습니다.
풀린 돈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처음에는 마트와 시장이 아니라
은행 금고와 주식·부동산 시장으로 흘러갔습니다.
양적완화는 어떤 방식으로 돈을 푸는 정책일까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면 은행에 돈이 생긴다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지폐를 인쇄해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정책이 아닙니다.
중앙은행이 국채나 금융자산을 사들이고,
그 대가로 은행에 새로운 돈을 넣어주는 방식입니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많이 사면
채권 가격은 오르고 금리는 내려갑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기업과
가계가 돈을 빌리기 쉬워집니다.
사람들은 저축보다 소비와 투자를 늘리고,
기업은 공장을 짓거나 직원을 더 뽑을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양적완화는 멈춰 선 경제에
기름을 붓는 정책입니다.
문제는 기름을 붓는다고 자동차의 고장까지
고쳐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경제가 흔들리는 원인이 과도한 빚, 부실한 금융회사,
낮은 생산성에 있다면 돈을 더 넣는 것만으로
근본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돈을 많이 풀었는데 왜 물가는 바로 오르지 않았을까
은행에 멈춰 있는 돈은 시장 가격을 올리지 못한다
돈이 많아지면 물가가 오른다고 배웁니다.
그런데 2008년 이후 미국 중앙은행의 자산은
크게 늘었지만 소비자물가는 예상만큼 오르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풀린 돈의 상당 부분이 시장을
활발하게 돌아다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은행은 중앙은행에서 받은 돈을
적극적으로 대출하기보다 안전한 준비금으로 보유했습니다.
돈은 존재하는 양만큼이나
움직이는 속도가 중요합니다.
만 원짜리 한 장이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면 여러 번의 거래를 만들지만,
금고 안에 들어가 있으면 아무 일도 만들지 못합니다.
미국만 돈을 푼 것도 아니었다
달러의 가치는 달러만 놓고 결정되지 않습니다.
유로, 엔화 같은 다른 통화와 비교해 평가됩니다.
당시에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도
대규모 통화완화에 나섰습니다.
모두가 비슷한 방향으로 돈을 풀면
달러만 특별히 약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동안 달러는 약해지기는커녕 강해졌고,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와 금 같은 원자재 가격은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그래서 당시에는 원자재 가격이 누군가에 의해
억지로 눌리고 있다고 의심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저 역시 한동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풀린 돈은 사라지지 않고 자산시장으로 이동했다
물가보다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먼저 올랐다
마트의 물건값이 크게 오르지 않았다고 해서
인플레이션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돈은 소비시장 대신 주식, 채권,
부동산 같은 자산시장으로 흘러갔습니다.
금리가 낮아지면 예금의 매력은 줄어듭니다.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을 찾아
주식과 부동산을 매수합니다.
대출이자까지 싸지면 집을 살 수 있는 돈도 늘어납니다.
결국 자산을 사려는 사람은 많아지고 가격은 올라갑니다.
여기에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주식과 부동산은 모든 사람이
똑같이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이미 많은 자산을 보유한 사람은
가격 상승의 혜택을 크게 얻지만,
자산이 없는 사람은 더 비싸진 집과 주식을
바라볼 수밖에 없습니다.
소비자물가지수만 보면 생활의 변화를 놓칠 수 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음식, 옷, 교통비처럼
사람들이 자주 구매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측정합니다.
하지만 주택 매매가격이나 주가 상승은 충분히 반영하지 못합니다.
빵값은 조금 올랐지만 집값이
두 배가 됐다면 한 사람의 삶은 훨씬 팍팍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공식 물가만 보면 경제가
안정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물가가 오르지 않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익숙하게 보던 물가지표 바깥에서
가격 상승이 진행된 셈입니다.
2020년 이후에는 왜 물가가 크게 올랐을까
이번에는 돈이 사람들의 손에 직접 들어갔다
코로나19 위기 때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중앙은행이 금융시장에 돈을 공급한 것뿐 아니라
정부의 각종 지원을 통해 가계와 기업에도 자금이 전달됐습니다.
은행 안에 머물던 돈과 달리 사람들의 손에
들어간 돈은 실제 소비로 이어졌습니다.
동시에 공장 가동과 물류가 멈추면서
상품 공급은 줄었습니다.
사려는 사람은 많아졌는데 팔 물건은 부족해졌으니
가격이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였습니다.
여기에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까지 상승하면서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2년 6월 9.1%에 도달했습니다.
오랫동안 보이지 않던 통화팽창의 효과가
공급망 충격과 만나 소비자물가로 나타난 것입니다.
양적완화가 남긴 진짜 비용은 무엇일까
위기는 해결된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로 미뤄졌다
양적완화가 아무 효과도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금융시장이 무너지는 것을 막았고,
기업과 가계가 급한 불을 끌 시간을 벌어줬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버는 것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다릅니다.
낮은 금리가 오래 이어지면서 빚은 늘었고,
자산가격은 소득보다 빠르게 올랐습니다.
자산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격차도 커졌습니다.
이후 물가가 오르자 중앙은행은
다시 금리를 올려야 했습니다.
그 부담은 대출이 많은 가계와 기업에 돌아갔습니다.
처음에는 자산가격으로 나타난 비용이 나중에는
생활물가와 이자 부담으로 모습을 바꾼 것입니다.
경제정책의 결과는 몇 달 만에 모두 드러나지 않습니다.
하나의 정책이 어떤 통로를 거쳐 누구에게
영향을 주는지 보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저는 이 과정에서 배웠습니다.
돈의 가치는 공급량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찍어낸 돈을 받아줄 수요가 있어야 한다
돈을 많이 발행하면 그 돈의 가치가
무조건 무너질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화폐의 가치는 공급과 수요가 함께 결정합니다.
무조건 무너질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화폐의 가치는 공급과 수요가 함께 결정합니다.
달러는 국제무역, 외환보유액, 미국 국채,
금융상품 결제에 널리 사용됩니다.
스테이블코인의 준비자산과 미국 금융시장도
달러 수요를 만들어내는 통로가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달러가 버틴 이유를 미국이 돈을
적게 풀었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늘어난 달러를 보유하고 사용할 세계적인 수요가
계속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합니다.
양적완화는 경제위기의 답이 아니었습니다.
위기가 한꺼번에 폭발하지 않도록
시간을 벌었습니다.
그리고 그 비용은 자산가격 상승, 경제적 격차,
생활물가 상승과 높은 이자 부담으로 나뉘어 우리에게 돌아왔습니다.
돈이 풀렸는데 물가가 오르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돈은 반드시 어딘가로 이동합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풀렸는지가 아니라,
그 돈이 어디에 머물렀고 누구의 자산을 먼저
올렸는지를 살펴보는 일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질문 1
Q. 양적완화와 단순한 돈 찍기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양적완화는 중앙은행이 국채나 금융자산을 매입해 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정책입니다. 지폐를 인쇄해 국민에게 직접 나눠주는 방식과는 다르지만, 시중의 통화와 신용을 늘린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질문 2
Q. 양적완화를 하면 집값과 주가가 왜 오르나요?
A. 양적완화로 금리가 낮아지면 예금보다 주식과 부동산의 기대수익이 높아집니다. 대출 비용도 줄어들기 때문에 자산을 사려는 수요가 늘고, 그 결과 주가와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질문 3
Q. 양적완화는 경제위기 때 사용하면 안 되는 정책인가요?
A. 양적완화는 금융시장의 급격한 붕괴를 막고 시간을 버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부채 증가, 자산가격 상승, 불평등 확대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근본적인 구조개혁과 함께 사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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